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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Europe/Croatia

[디나모 자그레브]유럽 리그 우승팀 중 가장 평균나이가 어린 팀은? 크로아티아산 유망주들의 산실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 현황


2018월드컵 2위에 빛나는 크로아티아. 인구 400만 밖에 되지 않는 인구를 가진 나라가 어떻게 축구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팀이 있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든 크로아티아 출신의 유명한 선수들은 대부분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에서 성장했다. 물론 가장 돈이 많은 클럽이고, 각 지역 유망주들을 다 어렸을 때 데려오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좋은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만큼 자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유스 출신의 유망주들을 적극 기용한다는 점이다. 디나모 자그레브는 대표적인 셀링 클럽이다. 크로아티아 리그 자체가 인프라도 매우 부족하고 재정적으로도 불안정하기 때문에 하위 팀들의 경우 임금 체불도 허다하며, 그나마 가장 부유한 구단인 디나모 자그레브 마저도 유망한 선수들을 빅리그에 팔며 운영중이다. 


위의 페이스북 글 캡쳐가 바로 이 사실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작년 유럽리그 우승 팀들의 평균 연령을 표시한 자료인데 이 중 디나모 자그레브가 가장 어린 24.37세로 1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노땅클럽인 유벤투스와 거의 5살 차이가 난다.  디나모 자그레브 스쿼드를 보면 10대들이 굉장히 많고 그들을 적극 기용할 정도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곳이다. 더군다나 팀 내 자리가 없는 경우에도 위성구단격인 로코모티바라는 팀에 임대와 다름없는 이적으로 선수들의 경험을 쌓게 해준다. 때문에 수많은 유망주들이 어린나이부터 경험을 쌓아 수월하게 빅리그로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디나모 자그레브 2군 경기도 잠깐 본적이 있는데 라인업을 보니 유스팀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대충봐도 10대들이 엄청 많을 정도로 빨리빨리 윗팀에 올려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빅리그 클럽들의 타겟이 되며 어린나이에 팔려나간다.....



디나모 자그레브가 원래 유망주들을 팔면서 구단을 운영하는 셀링클럽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마음이 아픈건 사실이다. 신기하게 여기에 스카우터들이 많이 와 있는지 어떻게 알고 다들 포텐이 만개하기도 전에 다 데려가버렸다. 물론 FM에서 이미 유망주로 포텐이 좋게 떳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스카우터들도 알만한 유망주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 FM 할때 맨날 디나모 자그레브는 꼭하는데 유망주를 유스팀에서 올려서 쓰면 1시즌 조금 포텐 터질랑 말랑하는데 빅클럽에서 다 제의온다. 나는 한시즌 더 키워서 비싸게 팔고 싶은데 적당한 가격이면 구단주가 승락해버리고 팔려간다. 21세가 되기전에 팔려간 친구들이 수도없이 많았다.


그런데 현실도 게임과 마찬가지였다. 내가 예전에 키웠던 애들만 해도 전 글에 소개한 벤코비치를 비롯해 


마르코 피아차(Marko Pjaca), 

안테 초리치(Ante Coric), 

데얀 로브렌 동생인 다보르 로브렌(Davor Lovren), 

보르나 소사(Borna Sosa), 

마르코 로그(Marko Rog)

요십 브레칼로(Josip Brekalo)

등등 너무나 많다. 


심지어 


다니 올모(Dani Olmo),  

이반 피올리치(Ivan Fiolic), 

로브로 마예르(Lovro Majer), 

니콜라 모로(Nikola Moro), 

안토니오 마린(Antonio Marin), 

보얀 크네제비치 토미슬라브 크네제비치(본토발음 끄네줴비치가 더 가까움,,,Bojan Knezevic, Tomislav Knezevic),

흐르보예 일리치(Hrvoje Ilic) 

아메르 고약(Amer Gojak), 

3년전 실제로 이야기도 나눈 루카 파블락(Luka Pavlak), 

골키퍼 아드리안 쉠페르(Adrian Semper)


까지 아직 많이 남았고 유스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유망주들이 떠오르고 있다. 벤코비치도 나간 판에 다음 타자는 다니 올모랑 아드리안 쉠페르라고 본다. 올모는 게임에서도 18세임에도 주전으로 쓰고 있고 현재 바르셀로나 혹은 발렌시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쉠페르 역시 아직은 터지지 않았지만 작년에 로코모티바에서 임대경험도 쌓았고 굉장한 포텐을 지닌 선수다. 위 선수들도 머지않은 미래에 모두 이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카 파블락의 경우 (이 블로그에 3년전에 올렸지만) 크로아티아 교환학생시절인 2015년 경기를 보러갔다가 하프타임에 유스 선수들이 유스 리그 우승했다고 시상식을 한 후 내 옆쪽 자리 에서 앉아서 경기를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가서 말을 걸었었다. 당시 그래도 크로아티어가 유창하게 잘 나왔기 때문에 이 친구도 매우 놀랐다. 나를 축구 기자로 소개하자 자기 기사도 써달라고 했다. 자기는 디나모자그레브 u15팀 10번이며 유소년 국대라고 소개하고 모드리치같은 선수가 되고 싶지만 존경하는 선수는 피를로라고하며 자신의 폰 배경화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중에 또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유명해지면 유니폼좀 달라고 부탁한 후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헤어졌다.




세월이 흐른 뒤 우리는 인스타로 팔로우 하게 됐지만 서로 교류가 없었는데 작년에 울산 현대가 참가했던 '믈라덴 라믈랴크 인터네셔널 토너먼트'결승에서 디나모 자그레브와 울산현대u18 이 맞붙는 다는 것을 기사로 보고 되게 반갑다고 느끼던 찰나, 파블락이 인스타에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반가운 마음에 2015년 크로아티아 리그컵 결승전에 만났던 한국인 기억하냐 너네 우리나라 팀이랑 결승에서 맞붙는데 잘하길 빌고 한국오면 디엠해라 라고 댓글 남겼다. 솔찍히 무시할 거라고 생각하고 팬입장에서 보냈는데 이 착한 친구가 DM으로 답변을 했다. 나를 기억하고 고맙다고 답했고 나도 잘하라고 격려해주고 끝났다. 이 친구 역시 앞선 디나모 자그레브 선배들처럼 유명인이 될까? 기대되는 마음이  크다. 모드리치 대체자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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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크로아티아에서는 유망주가 끊임없이 나오고 그 마르지 않는 샘의 중심에는 디나모 자그레브 유소년 팀이 있다. 이들은 어린나이에 타 국가의 친구들보다 많은 경험을 빨리 쌓고 외국으로 진출하여 많은 성장을 이루어 낸 뒤 국가대표팀에 기여를 하게 된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들 유스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지만 얼마나 어떻게 중요한지 모른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의 효과가 당장 보이지 않아 불안해 한다. 그럴때 이 것을 보여주고 싶다. 400만의 인구를 가진 국가가 어떻게 월드컵에서 2위를 했는지. 결국 뿌리 깊은 나무가 더 높이 자라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