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X 스페인어] Flex 스페인어 시험 후기: 세 번째 Flex 시험

 지난 11월 11일에 봤던 플렉스 스페인어 시험의 결과가 11/30에 나왔다. 737이라는 딱 기대만큼? 아니면 생각보다 높은 점수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이정도면 DELE B1 레벨 정도의 수준으로 환산된다고 한다.

 

사실 델레를 3번 정도 봤다. DELE B1레벨을 1년간 공부했다. 매번 회화의 벽에 막혀 탈락했고, 델레는 합격을 하지 않으면 점수도 없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서 허무함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토익처럼 점수가 나오는 플렉스로 방향을 틀었다.

 

플렉스는 외대생이라면 익숙한 시험이다. 졸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언어 플렉스 점수를 취득해야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를 전공한 나도 4년 전에 플렉스 세르비아어를 봤다. 당시만 해도 우수한 전공 성적+전공지역 어학연수를 통해 동유럽 지역에서 축구 관련 일을 꿈꿨기 때문에 매우 열심히 했고,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물론 무관심한 교수님들 덕에 나는 전공지역에서 어떠한 기회도 받을 수도 찾을 수도 없었다. 심지어 1학년 때 상담 때부터 동유럽 축구 관련일을 하고 싶다고 했음에도 말이다. 당시 어학연수랑 잘 다녀오면 세르비아 축구협회 부회장을 소개해주고, 구단 인턴 같은 경험도 알아봐준다 했지만 난 결국 아무 소득 없이 크로아티아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남긴 채 전공언어를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다.

 

만족할 만한 토익 점수를 얻은 후 나는 전공언어가 아닌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던 스페인어를 시작했다. 학교 교양 수업이랑 군대에서 맛보기 식으로 배우긴 했어서 곧 바로 자격증에 도전했다. 마침 백수이기도 해서 열심히 배웠다. 그러나 1년 정도 공부했는데 델레는 매번 낙방이어서 플렉스로 선회해서 점수를 땄다!... 심지어 1년 전엔 플렉스 영어 시험도 봤어서 3번 째 플렉스였다. 졸업해서도 학교에 돈을 바치는 클라스............

 

공부방법....

 

공부는 한 달 전에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홍대에서 회사 끝나고 학원을 다녔다. 델레로 어느 정도 해놨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공부 제대로 한건 시험 전 주부터 1주 정도 였다. 물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생활 속에서 최대한 스페인어에 노출이 되려고 했다. 회사에서도 자료를 찾을 때 되도록 스페인어로 된 사이트에서 찾았고, 틈틈이 스페인 언론사 축구기사를 찾아 읽었다. 그리고 자기 전엔 유투브로 지루한건 못보겠어서 내가 좋아하는 짱구 스페인어 더빙버전으로 봤다. 덕분에 공부한 양에 비해 잘 나온 것 같다. 특히 기사읽기 덕분에 독해 점수가 잘나온 것 같다.

 

시험 당일...

 

아침 7시반에 일어나 부랴부랴 외대로 갔다. 시험은 10시 시작이고 50분까진 입실해야한다. 시험은 토익처럼 컴퓨터용 사인팬만 있으면 된다. 10시에 듣기가 시작되고 대략 30분 정도 듣기 시험이 진행된다. 나는 너무 안들려서 울지경이었다. 아니다 안 들렸다기 보단 자꾸 집중력을 잃어 문제를 놓치고 찍었다. 듣기는 반타작만해도 잘했다 생각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독해를 푼다. 생각보다 너무 쉬웠다. 순식간에 다풀고 나니 30분이 남았다. 토익도 이래본 적이 없는데... 그래서 검토 한 번 하고 마킹하고 휴식을 취했다.

 

시험 당일엔 스페인어 말고도 영어나 다른 언어 시험도 있어 사람들이 매우 많다. 교통이 혼잡할 수 있으니 일찍 나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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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플렉스 시험. 세 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아 뿌듯하다. 언어는 확실히 강제로 하기보단 내가 재밌어서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재밌고, 내가 잘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어 있어야 실생활에서 틈틈이 공부하고 그 언어 환경에 노출되어 실력이 빠르게 느는 것 같다. 남미에 가서 일하고, 살아보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에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하게 된다. 외국 기사를 막힘없이 술술 읽을 때 쾌감이 매우 크다. 이제 당분간은 크로아티아어를 다시 상기시키며 예전 실력을 좀 끌어 올려봐야겠다. 언어는 습득하긴 어려워도 잊는 것은 순식간이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