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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2014 Brazil World Cup

[월드컵 분석]코스타리카의 선전은 행운이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돌풍의 팀을 뽑으라면 '코스타리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엔 그저 케일러 나바스의 팀이며 죽음의 조에서 승점자판기 노릇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우루과이를 이겼을 때에도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수아레즈의 부재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대 이탈리아전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날 나는 후배들과 함께 경기를 보며 내기를 했다. 가위바위보로 이긴사람먼저 승무패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운이 좋게 이긴나는 당연히 이탈리아의 승을 택했고, 경기를 보면서 처참히 이탈리아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내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의 경기력을 보며 순순히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분명 뛰어난 공격력을 갖고 잇는 팀은 아니지만 잘 짜여진 조직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상대를 물리치며 8강까지 왔지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네덜란드에 패하고 말았다. 그리스전에 이어 또한번 승부차기에 가며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에 감동을받았고, 아쉬운 마음에 이 팀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감독

호르헤 루이스 핀투(Jorge Luis Pinto)

1952년 12월 16일 (61세)

국적: 콜롬비아 콜롬비아

핀투 감독은 스타 선수 출신의 감독이 아니다. 그는 쾰른에서 대학을 다니며 축구를 공부하였고 당시 네덜란드 토탈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헬스라는 걸출한 감독이 FC쾰른을 맡고 있어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감독은 축구에 대해서 공부를 아주 많이한 '축구학자' 같은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코스타리카 대표팀을 맡았지만 성적부진으로 사임한 후 2011년 다시 코스타리카 감독에 부임되었다.


선수단

No

Pos

이 름

생년월일

신장/체중

소속클럽

A매치/골

원 어

1

GK

케일로르 나바스

1986-12-15

184/78

레반테(스페인)

51/0

NAVAS Keylor

18

GK

파트리크 펨베르톤

1982-04-24

179/80

알라후엘렌세(코스타리카)

20/0

PEMBERTON Patrick

23

GK

다니엘 캄브로네로

1986-01-08

180/74

에레디아노(코스타리카)

2/0

CAMBRONERO Daniel

2

DF

호니 아코스타

1983-07-21

176/79

알라후엘렌세(코스타리카)

26/1

ACOSTA Johnny

3

DF

지안카를로 곤잘레스

1988-02-08

187/71

콜럼버스 크루(미국)

33/2

GONZÁLEZ Giancarlo

4

DF

미카엘 우마냐

1982-07-16

177/73

데포르티보 사프리사

(코스타리카)

80/1

UMANA Michael

6

DF

오스카 두아르테

1989-06-03

184/85

클럽브뤼헤KV(벨기에)

10/0

DUARTE Oscar

8

DF

에이네르 모라

1984-06-20

179/71

데포르티보 사프리사

(코스타리카)

21/1

MORA Heiner

12

DF

와일론 프란시스

1990-09-20

172/70

콜럼버스 크루(미국)

1/0

FRANCIS Waylon

15

DF

후니오르 디아스

1983-09-12

185/76

마인츠 (독일)

60/1

DÍAZ Junior

16

DF

크리스티안 감보아

1989-10-24

175/67

로젠보리BK (노르웨이)

24/1

GAMBOA Cristian

19

DF

로이 밀레르

1984-11-24

186/75

뉴욕 레드불스(미국)

46/1

MILLER Roy

5

MF

셀소 보르헤스

1988-05-27

185/75

AIK 솔나 (스웨덴)

60/13

BORGES Celso

7

MF

크리스티안 볼라뇨스

1984-05-17

178/67

FC코펜하겐 (덴마크)

53/2

BOLANOS Cristian

11

MF

미카엘 바란테스

1983-10-04

177/72

알레순드(노르웨이)

50/4

BARRANTES Michael

22

MF

호세 쿠베로

1987-02-14

180/71

에레디아노(코스타리카)

34/2

CUBERO Jose

17

MF

옐친 테헤다

1992-03-17

177/?

데포르티보 사프리사

(코스타리카)

21/0

TEJADA Yeltsin

13

MF

에스테반 그라나도스

1985-10-25

184/73

에레디아노(코스타리카)

11/0

GRANADOS Oscar

20

MF

디에고 칼보

1991-03-25

175/67

발레렌가 (노르웨이)

9/1

CALVO Diego

10

FW

브라이언 루이스

1985-08-18

186/70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61/12

RUIZ Bryan

14

FW

랜달 브레네스

1983-08-13

175/69

카르타히네스(코스타리카)

38/8

BRENES Randall

9

FW

호엘 캠벨

1992-06-26

178/?

올림피아코스(그리스)

31/9

CAMPBELL Joel

21

FW

마르코 우레냐

1990-03-05

180/72

쿠반 크라스노다르

(러시아)

22/7

URENA Marco

눈에 띄는 선수는 호엘 캠벨, 브라이언 루이스, 케일러 나바스 이 셋정도이다. 많은 선수들이 자국리그 소속이며, 심지어 월드컵 예선에서 8골을 기록하였고 A매치 93경기를 소화하며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코스타리카의 부동의 원톱이었던 알바로 사보리오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를 탈락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코스타리카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것은 케일러 나바스였다. 이번시즌 라리가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며 코스타리카의 수비축구에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리그에서도 빈트라와 나바스 같은 빈약한 센터백들을 앞에 두고 46실점을 기록하며 레반테를 중위권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코스타리카의 약한 전력에도 이번 대회에서 작은 희망을 갖게 했다.



3백을 바탕으로 한 역습축구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3백을 쓰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특히 네덜란드가 스페인을 5-1로 꺾는 모습을 보여주며 티키타카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였다.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팀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타리카 등 3백과 역습을 사용하는 네덜란드 멕시코 칠레 등이 16강에 오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출처-FIFA.com

이번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 기록이다. 보이는 것과 같이 코스타리카는 낮은 점유율의 역습축구로 슈팅숫자도 20:6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3번의 유효슛을 날리며 효율적인 공격을 하였고, 이번 대회에서도 이런 효율적인 공격으로 득점을 뽑아내고 강력한 수비전술로 실점을 막으며 지금까지 올라왔다.



출처-insidethefilmroom.com,footballuser.com 


코스타리카의 기본적인 전술은 왼쪽과 같이 5-4-1 형태를 띄며 공격시에는 오른쪽과 같이 양쪽 윙백들이 앞으로 전진하며 3-4-3과 같은 형태로 변한다.


공격

코스타리카의 주요 공격루트는 측면공격을 이용한 크로스와 세트플레이이다. 기본적으로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하여 공을 따내고 역습을 하며, 양쪽 윙백들이 오버래핑을 하면 박스로 많은 선수들이 들어와 헤딩 또는 세컨볼을 노리는 형식으로 대부분의 골들이 터졌다. 또한 호엘 캠벨이 전형적인 타겟형 공격수가 아니기 때문에 캠벨이 측면으로 빠지게 되면 그 자리에 루이스가 들어가 센터포워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역습시에 볼라뇨스의 스피드와 브라이언 루이스의 창조성이 빛을 발하며, 파울을 얻어내고, 세트플레이에 장신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을 통해 골을 노리기도 한다. 원톱 호엘 캠밸도 비록 1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의 전력과 전술로 볼때 다득점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전방에서의 강력한 압박과 볼 간수능력 그리고 정확한 슈팅으로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약하고 수비를 바탕으로 한 팀이기 때문에 보통 경기 중에 많은 기회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적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8강까지 올라왔다.


수비

코스타리카는 수비가 강점인 팀이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 10경기에서 7실점으로 최소실점을 기록하며 2위로 월드컵에 직행하였다. 코스타리카의 수비는 굉장히 조직적이며 유동적이다. 핀투감독은 라인을 자유자제로 올렸다 내렸다를 하며 상대방에 대응한다. 그들의 그러한 능력은 이탈리아 전에서 강력하게 발휘되었다. 후방에서부터 빌드업 하길 좋아하는 이탈리아이기에 부폰은 골킥시에 짧은 패스로 공격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부터 압박을 해왔고 캠벨과 루이스, 볼라뇨스가 이탈리아 센터백들과 데로시에게 압박을 가하고 양쪽 윙백들은 이탈리아의 풀백들을 향해 달려들자 부폰은 전방으로 롱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는 공중전에서 승리하며 세컨볼을 갖고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출처 insidethefilmroom.com

코스타리카는 자신의 진영에서는 위와 같이 5백 형태를 띄며 라인을 구축하고 미드필더들까지 모두 내려와 압박을 가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상대방이 왼쪽으로 공격을 시도하면 오른쪽 풀백이 전진하여 압박을 가하고 오른쪽 센터백이 그 뒷공간을 커버해 준다.


왼쪽 윙어에게 압박을 가하함과 동시에 미드필더들까지 자리를 잡고 있으니 윙어는 공을 뒤로 돌릴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수비라인이 앞으로 전진하며 발로텔리를 오프사이드 존에 위치하게 된다.


볼을 뒤로 돌리면 미드필더들이 다시 강력한 압박을 가하며 수비라인도 같이 전진한다. 이렇게 수비라인을 올리게 되면 상대는 활용공간이 점차 줄어들어 공을 뒤 또는 사이드로 돌리게 되고, 공격을 풀어나가기 어렵게 된다.

결국 공격활로를 찾지 못하자 측면으로 로빙패스를 넣어보지만, 전진해 있는 수비라인에 의해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게 된다.


이러한 공격적인 수비라인은 한 순간의 실수로 1대1 찬스를 내주기 쉬운 단점을 갖고 있고, 실제로도 이 경기에서 발로텔리에게 2번정도의 기회를 주었지만 다행이 실점하지 않았다. 이러한 단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전술을 구사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케일러 나바스 같은 최고 수준의 골키퍼의 존재와 견고한 수비조직력 덕분이다.


이어 전반 종료직전 브라이언 루이스의 헤딩골로 인해 앞서나가게 되자, 후반부터는 수비라인을 극도로 내려 수비에만 치중하였고, 이탈리아는 결국 코스타리카의 질식수비에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수비전술을 구사하는 코스타리카의 경기는 분명 재미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대부분 축구팬들도 경기들을 보며 케일러 나바스의 선방쇼를 보는 재미 외에는 지루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칠줄 모르는 압박과 그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고(중앙미드필더 보르헤스는 현재 월드컵 top runner 부분에 63km로 1위에 올라있으며 그의 짝인 테헤다 역시 굉장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격적인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적으로 매우 큰 공헌을 하였다.), 2002년의 한국팀을 떠올리게 하였다. 3백을 사용하고 체력을 바탕으로한 강력한 압박으로 강팀들을 물리쳐 나가는 모습이 그 때의 한국팀을 떠올리게 하여 좀 더 마음이 갔다. 또한 월드컵은 쇼가 아니라 대회이기 때문에 비교적 전력이 약한 코스타리카에게는 이러한 전술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전술은 잘 맞아 들어갔고 그들의 역대 최고 성적인 8강까지 가게 되었다. 비록 8강에서 아깝게 승부차기로 패하긴 했지만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그 누구도 팀에게 비난을 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감동을 선물하여 행복지수 세계 1위인 코스타리카를 더욱 더 행복하게 했다. 그리고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대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