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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ties & Experiences

[축구 기록 분석관] HSPORTS에서 진행하는 축구 기록 분석관 1기 수료



이번 여름 H Sports라는 곳에서 축구기록분석관 1기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게 됐다. 마침 학교도 이제 다닐일 없던 중 뭐라도 하나 더 하려는 찰나에 굉장히 흥미를 끄는 공고였다. 남서울대학교에서 진항해서 조금 멀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공고를 보자마자 주저없이 바로 지원서를 제출했고, 면접을 보러오라는 문자를 받고 면접을 보러갔다.


축구에 관해서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준비 없이 그대로 갔다. 질문도 내가 쓴 내용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자신있었다. 면접 장소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30분 정도 대기 후 나를 포함 3명과 함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면접은 H sports 대표님과 진행됐는데, 딱봐도 인상 좋으셨고, 인상 그대로 정말 편하게 대해주셔서 자신있게 내 생각을 말 할 수 있었다. 


면접가자마자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전력분석과는 조금 다른 것이고, 패스 성공률, 슈팅수, 점유율 등 축구 기록을 다루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다들 전력분석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온듯했다. 나도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뭐가 됐든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어필을 좀 하려고 외국의 'OPTA' 같은 개념이냐고 물었더니 정확하다고 했다. 옵타.....일단 뭐하는 곳인지 감을 잡았다.


그리고 대표님 하시는 말씀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원해서 원래 목요일만 진행하려던 교육 일정을 화요일과 목요일 두개로 나누어 진행하려고 계획이라고 했다. 수업을 두 클래스로 나눴어도 경쟁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100명 가까운 사람을 면접봤고 각 반마다 10명씩 뽑을 예정이라는 애기를 듣자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다. 어필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대표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바타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점을 생각했다. 일단 해외로 진출 한다길래 전공이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쪽이고 어학연수가서 리그 경기들도 많이보고 지금도 보고 있으며 진출 할 때 도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어필했다. 또한 예전에 현재 축구협회에 입사하신 아는 형님이 이거와 비슷한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던 찰나에 나를 불러서 알바로 쓴 적이 있었다. 설마 그거랑 비슷한건가 해서 물어보니 거의 똑같은 것이었다. 경기 영상을 보면서 선수가 하는 플레이 하나하나 입력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말을 하고 나니 내 서류에 뭐라고 적으시더니 면접이 끝났다. 생각보다 쎈 경쟁률에 조금 걱정을 했지만, 마지막에 내 이력서에 뭐라고 필기 한것이 생각나서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1기 목요일 수업 단톡방에 내가 초대됐다. 너무 즐거웠다.그 다음 주 목요일 남서울대에서 첫 수업이 진행됐다. 


남서울대는 생각보다 너무 멀었다.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시도해봤지만 1호선 급행 타고 평택 다음 성환역에서 내려 시내버스 타는 것이 제일 나았다. 지하철 내려서 버스를 갈아탔는데 환승도 되지 않았다. 멀어서 그런건지.... 충청도로 넘어간건지 무튼 무지하게 멀었따.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은 위의 사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축구가 아무리 예측할 수 없고 연속성이 있는 스포츠라 기록을 내기 힘들었지만, OPTA의 성공을 시작으로 축구계에도 정확한 수치를 이용하여 분석하는 일이 많아졌다. 특히 인포그래픽의 발전으로 이 기록에 대한 활용도는 더욱 높아졌고, 축구팀뿐만 아니라 전문가, 일반인들에게도 기록은 경기를 분석하고 다음 경기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됐다.








분석은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한쪽 모니터에는 경기영상을, 한쪽 모니터에는 Bepro11이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틀고 등록되있는 선수를 바탕으로 선수 한 명 한 명 플레이를 직접 입력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조금 주관도 들어가고 실수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정도 기준을 설정하고, 여러번 검토하면서 기록의 정확도를 높인다. 처음엔 눈도 아프고 노가다 같지만, 하다보면 나름 단축키 누르는 속도도 빨라지고 선수 플레이를 분석하며 잘하는 선수, 못하는 선수도 혼자 생각해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분석을 하게 된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여러번 천천히 돌려보기 때문에 선수의 플레이를 더욱 정확하게 볼 수 있고, 한 경기를 끝내고 나면 그 팀의 전술과 선수들의 스타일, 능력에 대해 깊은 이해도가 생긴다. 


아직 회사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K리그 유소년 경기나 독일 하부리그 경기를 주로 분석하기 때문에 유명한 선수의 플레이를 볼 수는 없지만, 오히려 아직 수면에 떠오르지 않은 유망한 선수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예로 대표님이 K리그 유소년을 분석하면서 뜰 것 같은 선수 추천해줬었는데 전남 키퍼(이름을 깜먹 ㅠ)을 들어 주셨고, 오히려 이번에 뮌헨에 간 정우영은 빠르고 돌파가 좋은 선수인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뮌헨 갈 정도로 대단한 선수인지 는 몰랐었다고 했다. 확실히 스카우트들과 다른 눈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김진야 선수도 매우 잘한다고 칭찬하셨다.





기록을 하고 나면 이렇게 사이트에서 경기 영상과 분석 결과를 볼 수 있다. 유효슈팅과정, 터치 분포, 패스 분포 등등 이 매우 깔끔한 그래픽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약 10주 수업을 끝으로 교육이 끝났다. 나는 그냥 교육을 듣고 수료하고 끝이 나는 줄 알았는데 시험을 본다고 해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항상 직원 분들이 평소에 연습 할 것을 강조 하셨는데 나는 일주일 중 한 번 수업 갈때만 열심히하고, 스페인어 시험 등을 핑계로 나중에 해야지 해야지 미루다가 결국 시험 보는 주가 돼버렸다. 하필 시험 4일 전에 스페인어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스페인어 수업에 열중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4일 전 월요일부터 준비를 하게 됐다. 그마저도 그동안 스페인어 시험을 위해 5개월간 열공하고 난 이후라 마음이 풀어져 너무나 공부하기 싫었다. 겨우겨우 화요일날 마음을 고쳐먹고 연습했고, 수요일도 마저 연습했다.  조금 더 했어야하지만 귀찮은 몸뚱아리를 이끌고 이정도라도 한 것에 만족해야했다.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막상 연습을 시작하면 시간이 훌쩍 갔다. 게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강의를 찍은 동영상을 다시 복습하거나 수업 필기물을 참고해서 다시 확실히 공부했다. 이틀이라도 했더니 그래도 어느정도 개념은 잡혔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냐였다. 시험은 2시간 동안 양팀의 15분 동안의 기록을 입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확도도 정확도지만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대표님이 기록분석에서 정확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커트라인을 매우 높게 설정하며 10개 이상 틀리면 탈락이라고 했다. 10개 이하로 틀려 합격하게 되면 자격증이 주어지며 HSPORTS에서 함께 분석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했다. 예를 들어 알바식으로 몇 경기 맡아서 분석할 수도 있고, 거기다 잘하면 회사입사의 기회도 주어질 수도 있다고했다. 10주간 소비한  시간, 돈 그리고 노력이 매우 아까워 너무나도 합격하고 싶었다. 나름 분석하는것이 재미도 있고, 이런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꼭 붙고 싶었다.


시험이 시작되고, 시간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연습할 때 처럼 고민하지 않고, 바로바로 입력했다. 신기한게 몇 번 연습좀했다고, 단축키 보지도 않고 바로바로 입력이 됐다. 진작 이렇게 연습했으면 오늘 시험 진짜 껌으로 봤을텐데,,, 무튼 나도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다행히 영상에서도 내가 잘 모르는 애매한 장면도 딱히 나오지않아서 술술 진행할 수 있었다. 진짜 신기한게 2시간이 거의 20분처럼 훌쩍 지나갔다. 양 팀 다 끝나고 나니 3분 정도 남아있어서 검토를 했다. 검토하는데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서 검토를 조금 하다가 끝났다. 내 생각에는 경기도 다 끝냈고, 어느정도 잘해서 붙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근데 대표님 하시는 말씀이 화요일반 시험 채점중인데 생각보다 학생들이 많이 못한다고 했다. 붙은 사람 거의 없고, 심지어 40~50개씩 너무나 많이 틀려서 채점하는 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나름 맞다고 하고 했지만 대표님이 보면 엄청 틀렸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이틀 그 조금 연습해놓고 합격하길 바라는게 양심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한 번에 붙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저버릴 수 없었다. 물론 재시험이 한 번 더 있긴 하지만 시험 스트레스 그만 받고 싶다. 스페인어랑 이거랑 다 한 번에 합격하고, 다음 주에 있을 국스레 졸업 발표도 한 번에 탈없이 통과해서 마음 편히 알바나 빡세게 하면서 유럽 갈 자금을 마련하고 싶다. 틈틈히 그동안 참고 못했던 게임도 하면서 말이다.


무튼 첫 수업때 반팔입고 왔었는데 어느덧 패딩을 입고도 얼어 죽을 것 같은 날씨가 됐다. 일주일에 한 번 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특히 중간에 있었던 웨스트햄 전력 분석관이신 배태한 분석관님 강연도 듣고 너무 좋았다. 그리고 특히 이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이런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들 직원끼리 형동생하는 분위기에 굉장히 수평적인 사내 문화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앞서 말했듯 대표님이 너무 사람이 좋아보였다. 형님형님하며 따르고 싶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직원들 다들 축구를 좋아해서 같이 피파나 위닝도 하고 풋살도 하고 회식도 하고,,, 비록 여자 직원이 없긴 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굉장히 일 능률이 높아질 것 같은 회사로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이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


우선 시험부터 합격을 해야겠지만,..... 무튼 이로써 축구기록분석관 1기가 끝났다. 다음 기수에 지원할까 고민하신 분들이라면 주저없이 바로 지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좋은 시간이었다. 축구계에 종사하면서 모두들 성공해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시험후기




시험 결과 2문제 차이로 떨어졋다. 전화가 와서 다시 시험 볼거냐고 물었다. 심지어 내가 전체 1등이라고 하셨다. 기분도 좋고 아쉽게 떨어져섯 다시 시험보겠ㄷㅏ고 했다. 그러나 한 이틀 연습하고 나니 하기 싫어졌다. 수능보고도 재수하기싫어서 전문대까지 다 원서지원했던 나이기에... 특히나 몇달간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온 나로써는 도저히 동기부여가 안생겼다.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놀랍게도 몇개월 뒤 입사한 회사에서 Bepro11 대표분이 k리그 유스 코치님들과 강연 혹은 세미나 식으로 하는 것을 도와주며 다시 한 번 이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고,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이해가 매우 빨ㄹㅣ돼고 아는척 할 수도 있었다 ㅋㅋㅋㅋ 자격을 취득하지못해서 매우 아쉽지만 그래도 큰 경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