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League

[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통역] 강원FC 우로슈 제리치(Uros Djeric, Uroš Đerić) 비바 K리그 인터뷰 통역


우로슈 제리치(우로쉬 제리치, Uros Djeric, Uroš Đerić)

국적: 세르비아(보스니아 트레비녜 출생)

키: 196cm

포지션: 공격수

소속팀: 강원FC(Gangwon FC)

이력: Prva Liga Srbije(Serbian First League, 세르비아 수페르 리가 밑 2부리그) 득점왕 (2016-17 Sloboda Užice 슬로보다 우쥐체)


============================================================================



회사 내 상사의 추천을 받아 우연하게 제리치의 통역을 맡게 됐다. 비바K리그 담당 피디님이 이번에 제리치 인터뷰를 하려고하는데 제리치가 영어도 거의 못해서 세르비아 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는데 어디 업체를 통해 알아봤긴했는데 그분이 축구를 잘 모르고 해서 조금 걱정이던 중, 우연히 우리 회사 상사분에게 세르비아어 할 줄 아는 애가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마침 프로축구연맹에서 일하고 있어 현 상황에 이해력이 높을 것 같아서 바로 나에게 제안을 했다고 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크로아티아 갔다온지 거의 2년이 넘었다. 그 이후 통역이든 뭐든 전공 관련 일이 없어서 포기하고 심지어 1년 넘게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지금은 확실히 스페인어를 전공보다 잘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갑자기 제안을 받았고, 솔찍히 자신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승락했다.


2일 동안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미리 질문은 받아서 내가 번역해 봤는데 신기하게도 문법이 기억이 다 났다. 다만 단어는 정말 백지수준이었다. 그래도 전공을 열심히 해놓은 덕에 어느정도 감을 찾고(그래봤자 예전에 어학연수 갔을 때에 발톱때만도 못하는 수준) 가게 됐다. 강원 클럽하우스는 강릉에 있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강릉으로 한참을 걸려 갔다. 






처음으로 클럽하우스를 와봤다. 선수들이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녔고, 신기하게 운동장에서 고등학교 체육대회를 하고 있었다......;; 피디님은 선수들이랑 매우 친해보였다. 지나가다 만나면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범영, 오범석, 황진성 선수 인터뷰를 땄다. 제리치에 대해 물어보는게 주요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제리치가 나왔다. 보자마자 인사하고 세크어과 매뉴얼인 우췸 스릎스키 예직 나 빠꿀떼뚜를 해줬다 .그리고 갔다온지 2년 정도 돼서 천천히 부탁한다고 하고, 시간이없어 미리 위키피디아로 읽어온 제리치 프로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쥐체 시절 득점왕 얘기 했더니 굉장히 좋아했다. Najbolji Strelac!!! 일단 입좀 풀고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다.


인터뷰는 내가 미리 번역해 온 질문을 하면 제리치가 답하고 내가 대충 무슨의미인지 피디님에게 전해주고 피디님이 흐름에 맞게 다음 질문을 이어가는 식으로 했다. 큰 틀은 준비한대로 비슷했지만, 정조국 선수 얘기라든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질문들을 하셔서 당황스러웠다. 언어를 많이 공부해서 좋은 점은 이럴때 필요한 센스가 생겼다는 것이다. 단어가 잘 생각안났지만 다른 쉬운단어를 써서 재빠르게 문장을 만들어 냈다. 솔찍히 이 친구 내가 천천히 말해달랬는데 첨엔 천천히 하다가 나중에 신났는지 말이 점점 빠르고 많아져서 알아듣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잘 마무리 됐다. 


말컹에게 한마디 하라는데 되게 부끄러워하고 얼굴도 빨개지고 하는 것을 보면 성격이 되게 활발하기보단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에 가까워보였다. 플레이스타일과 성격이 비슷하다는게 여기서 증명되는 것 같았다. 제리치는 말도 안 통하는 답답한 상황에서도 항상 흥분하지 않고 깔끔한 마무리와 슈팅이 돋보이는 선수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며 완전 소년같은 말컹이랑 정반대의 성격인게 확실했다.


무튼 마무리 짓고 우루과이 전이 열리는 상암으로 가야해서 케이티엑스를 타고 서울로 복귀 했다.







다음 날 피디님께 영상을 받아서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얼마 안했다고 생각했는데 끝내는데 몇시간 걸렸다. 얘는 마이크를 안대고 말해서그런지 원래 목소리가 작은건지 너무 소리가 안들려서 더 답답하고 나의 부족한 세르비아어 실력에 더욱 답답했다. 안들리는 건 수십번씩 듣다가 그냥 연수 갓다온지 얼마 안된 후배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끝내고 나니 너무 머리아파서 바로 불토 즐기러 나갔다.








그리고 181015 비바K리그에서 제리치 인터뷰가 방영했다. 내가 중학교 때부터 월요일마다 챙겨보던 비바K리그 프로그램의 피디님도 만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 그리고 분명 어학연수 갔다오면 축구쪽 일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누군가 그랬는데 전혀 챙겨주는 것도 없고 통역도 안들어오고 해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정말 전공이 살리고 싶어 열심히 했던 내가 전공을 결국 내려 놓았는데 졸업하고 서라도 이렇게 쓸 수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11월에 스페인어 시험이 있는데 이 시험 끝나고 다시 전공을 공부해볼 생각이다. 사람일은 정말 모른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고 앞으로 나에게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만의 무기인 세르비아, 크로아티아어를 공부 해놓아야 겠다. 혹시 모른다. 선수 통역을 하게 될 지 에이전트를 하게 될 지 아니면 디나모 자그레브나, 츠르베나 즈베즈다 같은 팀에서 일 할 수도 있다.  그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 항상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리그 등 유고 연방 지역 리그들 챙겨보고 fm으로 플레이도하면서 공부 많이 해놓았는데 언젠간 쓸 날이 있겠지 적어도 그 구단들이랑 교류하는 일이라도 해보고 싶다. 나의 강점이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