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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roatia

[디나모 자그레브]20150529 디나모 자그레브 마지막 직관과 크로아티아 리그를 직관하며 느낀점



디나모 자그레브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를 직관하러 왔다. 하필 신분증을 놓고 오는 바람에 늦게 왔는데 서쪽 측은 다 팔리고 동쪽 측과 섭터석이 남았다 했다. 근데 늦게왔고 표 남아돈다고 동쪽(istok)자리 표 공짜로 줘서 부랴부랴 들어갔다. 사람은 꽉찼고 마지막이니 제일 높은 곳에서 관람했다. 역시 유일한 동양인이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꼭데기로 올라가 자리 잡았다.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지만 이제 익숙하다.


꼭대기에서 경기장 밖을 내다보니 연습구장이 바로 옆에 있었다. 처음보는 풍경이라 신기했다.




마지막 리예카와의 경기!  이미 디나모의 우승을 확정한 상황에서 긴장감 없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디나모 선수들은 홈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결과는 유망주 마르코 피아짜(Marko Pjaca)의 두 골에 힘입어 4대0으로 디나모가 마지막 경기까지 완벽하게 승리 했다.  




우승 축하 폭죽이 끊임없이 펑펑 터졌다. 옆에 있던 크로아티아 청년이 나보고 영어로 말걸어서 크어로 대답했다. 신기해 하며 친구들을 불러와 같이 대화했다. 크어로 축구얘기 좀 했는데 꽤 재밌었다. 더 친해지려다가 그냥 귀찮아서 말끊었다.




선수들의 감사인사!! 이번 시즌 디나모 자그레브의 홈경기를 직관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디나모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바이에른 뮌헨이라고 볼 수 있다. 유망한 선수를 잘 키워낼 뿐더러 리그내 유망한 선수들을 모조리 휩쓸어와 막강한 스쿼드를 구축했고, 경기력 또한 막강했다. 맨유에서 온 앙헬로 엔리케스가 해트트릭하는 걸 두번이나 직관했고, 웬만해선 다득점 경기가 나왔다. 리그 사정상 재정이 약하기 때문에 하위 팀에서 잘한 선수들은 디나모로 모조리 팔려가고, 거의 독주가 이루어 지고 있다. 그나마 리예카나 하이두크같은 팀들이 견제해주고 있지만, 어쨌든 디나모의 스쿼드가 제일 막강하다.


아쉬운 점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디나모 혹은 리예카 하이두크 같은 팀들의 유럽대항전 성적은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다른 리그 팀들과의 경쟁에서 늘 밀려 마음이 아프다. 분명 선수들의 피지컬과 기술만큼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전술적인 부분만 조금 더 다듬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리그 수준과 자금력만 봤을 땐 K리그보다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다. 자금력에선 한참 뒤쳐진다. 나라 사정과 인구수를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TV로 디나모, 하이두크, 리예카 정도의 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기장이 많이 비고, 경기장 수준이 1부리그 수준이 아니다. 정말 군산시 공설운동장보다 못한 시설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뛰는 좋은 선수들을 K리그로 데려와 제2의 데얀을 만들어 보는 것도 정말 괜찮아 보인다. 서유럽 빅팀들로 갈 정도의 선수가 아닌이상 크로아티아 리그 대부분의 선수에게 K리그는 꽤 좋은 선택지로 여겨질 것이다. 이미 앞서 한국에 왔던 선배들도 많기 때문에 정보도 얻기 쉽다.


지켜본바,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대부분 슬라브족 답게 신장도 크고 힘도 좋다. 거기에 의외로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다. 장신의 선수들이라도 대부분 좋은 발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K리그 수비수들에게는 상당히 까다로울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팀들이 주급도 재때 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주급도 비교적 높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리그가 될 것이다. 따라서 K리그 팀들도 남미에만 너무 집중하지말고 크로아티아 리그에 좀 더 많은 스카우트를 파견해 봤으면 좋겠다. 


반대로 K리그 선수들에게는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리그가 될 만 하다. K리그에서 잘 뛰고 있는 선수는 충분히 디나모나 하이두크같은 팀에서 뛰기 충분하며, 그외에 팀들에서 뛰기에는 오히려 아까울 정도다. 그런선수 말고, 출전 시간이 적거나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선수들에게 적합 할 것 같다. 피지컬 적인면만 극복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하고, 정운선수처럼 잘한다면 유명세도 타고, 다른 유럽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눈에 띄기도 쉽다. 분명 리그 내 유명 클럽이 아니면 돈관련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큰 그림을 위해서 감수 해볼만 하다고 생각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적 장벽을 극복하는 것인데, 기회가 된다면 선수들과 팀 사이에서 언어 장벽 극복에 도움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