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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Europe

[유고슬라비아 체육부대] 과거 유고슬라비아에도 상무팀이 있었다? 상무팀 효과로 황금세대들이 꽃을 필수 있었던 유고슬라비아 상무 축구팀


2012년 세르비아까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며 구 유고슬라비아연방 지역 모두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며 수많은 전쟁과 갈등이 있었던 지역의 특성 항상 징병제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 공화국 시절에도 마찬가지로 징병제를 실시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운동선수의 병역 면제 혜택으로 인해서 굉장히 시끄러운 가운데 유고슬라비아에 있던 체육부대(상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988년 체육부대(sportska četa)가 생기기 전까지 운동선수들도 예외 없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 15개월간의 기간 동안 부대에서 생활해야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점은 운동선수들의 커리어를 최대한 존중해주었다는 것이다. 먼 과거에는 어떻게 했는지 확실한 자료가 없지만 80년대만 해도 축구선수들은 군생활을 하는 도중에 소속팀의 유럽대항전,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때문에 당시 유럽대항전에서 꽤 좋은 성적을 거두던 츠르베나 즈베즈다(Crvena Zvezda, Red star Belgrade) 같은 팀 소속 선수들은 어느 정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AC밀란에서 뛰었던 전설적인 선수 데얀 사비체비치 역시 그런 선수들 중 하나였다. 세르비아의 부드치노스트에서 뛰던 최고의 유망주 사비체비치는 여러 팀들의 구애를 뒤로하고 21세의 나이에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다. 또한 마케도니아 출신의 유망주 다르코 판체프 역시 같은 시기에 팀에 합류했는데 놀랍게도 두 명 모두에게 입대 영장이 날아온다. 항간의 소문에는 그들의 최고 라이벌인 파르티잔(파르티잔은 군에서 창단한 축구팀)이 두 유망주를 빼앗긴 데 복수를 하기 위해 두 선수를 입대시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이나 팀 모두 황당한 상황이었다. 결국 사비체비치와 판체프는 마케도니아 스코프예 근방의 부대로 1988년 여름 입대했다. 다행이 유럽대항전 출전으로 간간히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당시 유고슬라비아 축구협회 회장이던 밀리얀 밀리야니치(Miljan Miljanic)가 유고슬라비아국군(JNA) 참모총장이던 벨리코 카디예비치(Veljko Kadijevic)와의 기나긴 협상 끝에 1998년 늦은 가을 베오그라드에 체육부대를 만들어 운동선수들에게 폼을 유지하면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때문에 당시 1987 u20월드컵 우승과 유럽대항전 좋은 성적을 거두며 황금세대를 맞이하던 유고슬라비아 축구계에게는 호재일 수 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사비체비치, 판체프 이외에도 로베르토 프로시네츠키(Roberto Prosinecki), 즈보니미르 보반(Zvonimir Boban), 파딜 보크리(Fadil Vokri), 알리오샤 아사노비치(Aljosa Asanovic) 등 최고의 유망주들이 한데 모여 군생활을 하게 됐다.

 

당시 사비체비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체육부대 신설로 인해 더 이상 따분한 지역에서의 생활(스코프예)도 끝났을 뿐만 아니라, 오전엔 군훈련, 오후에는 축구 훈련을 병행할 수 있어 다른 병사들과 비교해서 큰 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좋은 기량을 유지하여 전역한 사비체비치, 판체프, 프로시네츠키는 1990-1991시즌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돌아와 전례없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판체프는 득점왕과 골든부츠, 발롱도르 2위에 올랐고, 사비체비치 역시 발롱도르 2위에 이어 AC밀란으로 이적하여 전설적인 선수가 됐다. 또한 프로시네츠키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좋은 커리어와 분리 독립 후 98년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4강 신화의 큰 공신이 됐다.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모병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휴전국이기 때문에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모병제 전환 전까지는 운동선수들의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의무관으로, 연구원들도 연구원 대체복무 등 특정 직업군에 대한 대체복무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야구사건으로 인해서 포인트제로 전환을 고려하며 전체적인 스포츠계에 큰 타격이 올 전망이다. 물론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손흥민 같은 선수가 2년 동안 일반병사로 군대에 갔다 온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국가적 낭비인가. 상상도 할 수 없다. 면제 혜택도 좋고 은퇴 후에 가도록 해도 좋고 지도자로 봉사하면서 대체복무하는 방법도 다 좋다.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으로 앞으로 환상적인 활약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줄 선수들에 커리어에 최대한 영향이 끼치지 않을 방법의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고슬라비아도 체육부대를 만들어 유망한 선수들이 20대 초반에 경기력을 유지하며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 그리고 그 뛰어난 선수들로 인해 후배 선수들까지도 해외진출에 많은 혜택을 받았다. 누군가에겐 느그공놀이 일수도 있지만 의사나 연구원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선수도 특수직업으로 인식하고 이들의 커리어를 보장해주면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정이든 상무든 면제혜택이든 어떤 미래가 우리 어린선수들에게 기다리고 있을지 축구계 종사자로서 큰 걱정이 된다. 우리 강인이 스페인으로 귀화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