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astern Europe

[츠르베나 즈베즈다] 세르비아 최초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있다?! (Crvena Zvezda,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이번 2018-2019 챔피언스리그 C조에는 조금 생소한 팀이 있다. 바로 FK 츠르베나 즈베즈다(Crvena Zvezda: 붉은 별)이다. 영문으로 레드 스타 벨그레이드 혹은 베오그라드로 불리는이 팀은 세르비아 리그 전통의 강호지만 최근 매번 챔스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는 잘 오지 못했다. 세르비아어를 전공한 나에게는 이 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매우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크로아티아 우승팀인 디나모 자그레브가 아쉽게 예선에서 떨어져 유로파리그에 나가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레드 스타를 응원해 보려하지만 C조에 PSG, 나폴리, 리버풀이 함께 있다 누가 봐도 죽음에 조다. PSG를 제외하고는 내가 각 리그별 좋아하는 팀들이라 또 애매하다.

 

 이 팀들 상대로는 6전 전패로 탈락할 것이 예상된다. 그만큼 세르비아리그와 서쪽의 부유한 강팀들과의 격차는 매우 벌어진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전성기 시절이 있었다. 바로 유고슬라비아 시절이다. 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6개로 나뉘기 전에 한 나라였던 유고슬라비아 시절에는 지금 각 리그 별 유명 팀인 츠르베나 즈베즈다, 파르티잔, 디나모 자그레브, 하이두크 스플리트 등이 한 리그 소속으로 경쟁을 펼쳐 꽤 경쟁력 있는 리그로 평가 됐다. 심지어 1987FIFA 월드 유스 챔피언십(U-20월드컵)에서 우승하며 황금세대를 맞이한 후 1991년 앞서 말한 6패가 예상되는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유러피안 챔피언십(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스쿼드를 보면 꽤 익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미하일로비치, 사비체비치, 프로시네츠키, 판체프 등....대부분 주축 선수들이 23세 이하일 정도로 이 젊은 팀은 류프코 페트로비치 감독의 지휘하에 결승까지 진출했고, 당시 최고의 팀으로 분류되던 마르세유와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결과는 0-0 후 승부차기로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우승.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반전이 일어났다. 마르세유에는 5회 연속 프랑스 리그 득점왕, 이 대회를 포함 3연속 챔스 득점왕, 그리고 1991년 준우승팀임에도 발롱도르를 수상한 프랑스의 전설적 공격수 장 피에르 파팽과 가나의 전설적인 공격수이자 안드레 아예우, 조르당 아예우의 아버지로도 유명한 아베디 펠레가 공격진에 포진하고 있었다. 극강의 전력을 보유한 마르세유를 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당시 팀에 미드필더로 뛰던 미하일로비치는 이렇게 회상한다.






그 결승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 결승은 역대급 노잼 결승일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경기 몇시간 전 마르세유의 비디오를 돌려보고 있었다. 이 후 류프코 페트로비치 감독님이 한 말씀이 기억난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공격하게 되면 우린 역습을 맞을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라고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감독님은 공잡으면 걍 쟤네한테 뻥차.’ 그리고 우리는 그대로 행했다. 120분 동안 거의 공도 못 잡고 수비만 했다. 그러자 결국 우리가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우리가 공격적인 마인드로 갔다면 분명 패배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결승 매치에 익숙했지만, 우리는 대부분 20-23세의 애송이들로 이루어져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약팀으로 간주되지만 팬들은 영원히 1991년 바리에서 열렸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을 영광의 재현을 기다리며 새로운 황금 세대의 등장을 기다릴 것이다.(2015 U-20월드컵을 우승하며 황금새대의 시작을 알렸으나 이후 행보가 아직 아쉬운 상황이지만 말이다.... 슬라브 선수들은 즐라탄, 제코, 데얀 등등 나이를 먹어도 신체능력이 잘 안떨어져 늦게 빛을 보는 선수들이 많으니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