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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추천]이탈리아의 제이미 바디 공격수 케빈 라자냐(Kevin Lasagna)/라사냐



 

케빈 라자냐(Kevin Lasagna)/라사냐


1992.8.10

산 베네데토 포 출생(이탈리아)

181cm

스트라이커

우디네세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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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라자냐. 대다수의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인 라자냐를 성으로 가지고 있어 기억에 잘 남는다. 그리고 그의 기가막힌 축구인생 스토리를 들으면 더욱 그의 이름이 각인 될 것이다.

 

산 베네데토에서 태어난 라자냐는 어린시절부터 인테르의 팬이었으며, 키에보 베로나 유스팀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더 위로 진급하지 못하고 방출되어, 20대 초반 지역 팀인 수차라(Suzzara), 고베르놀레세(Governolese)라는 팀에서 축구를 했다. 프로도 아닌 정말 동네 구단수준의 팀이며 Eccellenza Girone B리그 소속으로 이탈리아 5부리그 격이다. 그는 측량사로 스튜디오와 공사판을 돌아다니며 생활비를 벌었다.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60경기 22골이라는 기록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한 덕분에 세리에D인 체레아(Cerea)로 이적하게 된다. 그 곳에서 1시즌을 뛰며 35경기 7골을 넣었고, 1년 만에 같은 세리에D의 에스테(Este)라는 팀으로 이적한다.

 

이곳에서 또 1년을 뛰었는데 이곳에서 그의 잠재력이 폭발한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33경기 21골을 기록하며 놀라운 활약을 펼친 라자냐는 2013-2014시즌이 끝난 직후 세리에B 클럽인 카르피(Carpi)로 이적한다. 75,000 유로(약 9600만 원)의 이적료로 그를 영입하면서 카프리의 스포르팅 디렉터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는 “장차 이탈리아 국가대표 9번이 될 선수”라며 그를 영입한 이유를 밝혔다. 참고로 이런 영입 성과 때문인지 지운톨리는 1년 뒤 나폴리로 가게 된다.

 

이탈리아는 3부리그부터 프로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아무리 21골을 넣었다지만 아마추어리그의 기록이라 4부리그 선수가 2부리그로 직행하는 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팀이 그의 잠재력을 본 덕분일까, 22살까지 아마추어리그에서 뛰던 라자냐는 드디어 프로선수로써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첫 시즌부터 30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5골을 득점하는데 그치며 프로리그에 적응하는데 꽤 시간을 보냈다. 운이 좋게 첫 시즌 종료 후 카르피가 승격되면서 두 번째 시즌에는 세리에A를 경험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5부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드디어 최상위 리그인 세리에A에 데뷔하게 된 것이다. 그 시즌에도 주전으로 뛰며 36경기를 소화했지만 팀의 전력도 전력이고 그 역시도 1부리그에 적응을 하는데 시간을 쏟으며 5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1부리그 첫 골을 어린시절부터 팬이었던 인테르를 상대로 터트리며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었다.

 

카르피는 곧바로 강등됐고, 2016-2017시즌에 다시 세리에B에서 뛰게 됐다. 1부를 경험하고 온 그는 많은 것을 깨닳은 듯 2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전반기 21동안 9골을 터트리며 활약을 보이자, 그의 가능성을 본 우디네세가 그를 영입하면서 다시 한 번 세리에A로 돌아가게 됐다. 이제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경험과 실력이 쌓인 덕분에 두 번째 세리에A 도전에서는 기량이 폭발했다.

 

초반 11경기에서 겨우 2골만 넣으며 적응하지 못하다가, 이후 5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는 7년 전 디 나탈레가 세운 기록고 동률이며 우디네세 최다 연속득점기록이다. 그렇게 좋은 활약을 이어간 라자냐는 이 시즌에 12골을 득점하며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된다. 그리고 그 보다 많이 득점을 한 이탈리아 선수는 콸리아렐라와 임모빌레뿐이었다.

 



그리고 2018-2019시즌, 지난 시즌 투톱을 이뤘던 막시 로페스가 팀을 떠나자 원톱으로 경기를 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라자냐는 투톱에서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뛸 때 빛나는 선수였다. 원톱으로 나오는 이번 시즌 활약이 다소 약해졌다. 그러나 그에게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다. 부상으로 국가대표에서 낙마한 시모네 자자 대신 만치니 감독은 케빈 라자냐를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81분 베르나르데스키를 대신해 투입되며 데뷔전을 치른 그는 경기 종료 직전인 92분, 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하게 헤딩으로 비라기의 결승골을 도우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이 후 계속 국가대표에 발탁되고 있다.

 

이 후 우디네세와 5년 재계약을 맺고, 팀의 부주장으로 임명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부리그에서 올라온 덕분인지 늘 파이팅이 넘치고 열정적이며 적극적으로 플레이한다. 모든 감독들이 좋아할만한 선수다. 또한 빠른 발을 갖고 있으며 역습상황에 굉장히 능하다. 투톱에서 조금 처져서 뛰며 조력자로서 역할에 특화돼있다. 전형적인 센터포워드라기 보단 공간을 잘 활용하는 공격수라고 볼 수 있다. 킥능력도 좋아 프리킥도 전담하며 중거리 슛 능력이 뛰어나다.

 

뛰어난 선수들은 대부분 10대 때부터 눈에 띄며 이른 나이에 프로 클럽에 데뷔를 한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대부분 축구를 포기하곤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때가 있고,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이른 나이에 꽃피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기만성으로 뒤늦게 꽃피우는 사람도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 선배 루카 토니를 비롯해 찰리 오스틴, 제이미 바디 같은 드라마가 다시 한 번 탄생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만 해도 5부 리그에 소속되어있던 라자냐가 4년 뒤 국가대표로 뛸지 그 누가 알았을까.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 정말 모른다.

 

항간에 이승우가 지금 나이에 세리에B에서 벤치신세라고 선수생활 망했다, 손흥민은 저나이때 이랬느니 음바페랑 동갑이니 하면서 엄청나게 비교하고, 아직 만 20세에 불과한 선수의 미래를 미리 내다본 것처럼 말한다. 라자냐는 이승우 나이에 동네 5부리그 아마추어팀에서 축구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스에 촉망받는 유망주아니었나. 재능은 확실히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성인 리그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좋은 재능에 저런 승부욕을 가진 선수는 성공하게 돼있다. 라자냐, 제이미 바디 같은 사례를 보면서 아직 창창한 어린 선수들의 미래를 더 먼저 성공한 선수들과 비교하며 깎아내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자냐, 이승우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