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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iga

[라리가 분석]‘스페인 사는 영국 오빠’ 에이바르의 이유 있는 돌풍






#1 강등 예상 1순위, 그러나 상위권 안착, ‘그런 반전 있는 오빠

 

 시즌 초반부터 불어오는 에이바르 돌풍이 매섭다. 지난 시즌 18위로 강등이 확정되고, 감독도 사임한 상황에서 엘체가 채무 문제 때문에 대신 강등당하면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새로운 감독으로는 지난 시즌 레반테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 당한 호세 멘딜리바르가 선임되었다. 못미더운 감이 있지만 예전 에이바르를 2부 리그에서 상위권으로 올려놓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에이바르는 여전히 강등 1순위였다. 시즌이 시작전 여러 전문가들과 베팅 사이트들은 한결같이 에이바르의 강등을 점쳤다. 보베다가 떠나고, 기존의 임대 선수들이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상황에서 제정적으로 열악한 에이바르는 임대와 자유계약을 이용해 보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이바르 명성과 재력으로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힘들었다. 보르하 바스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부리그를 전전하거나 소속팀에서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어렵게 10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완전히 새 팀을 만들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짧은 패스와 창조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를 활용하는스페인 스타일의 축구와는 달리, ‘스페인 축구팀답지 않은자신들만의 확고한 전략을 들고나온 에이바르는 시원시원한 축구를 보여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결과는 22라운드 현재 라리가 8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5위 세비야와는 승점 3점차 밖에 나지 않는다.

 



잉글랜드 축구의 특징을 한방에 보여주는 그림. 하지만 요즘엔 잉글랜드도 스페인처럼 축구한다.

 

#2 돌풍의 비결은 빠르고 직선적인 일명 영국식 축구

 

 한준희 해설위원이 지난 레알과의 경기에서도 언급했듯, 에이바르는 이제 라리가 그 어느 팀도 쉽게 보지 못하는 팀이 되었다. 지난 시즌 18위를 기록하며 강등당할 뻔 했던 이 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까스로 살아남은 에이바르는 지난 시즌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며 중상위권에 올라있었다. 그러나 후반기로 갈수록 단순한 패턴의 전술이 파악되기 시작했으며, 얇은 선수 층으로 인한 체력 저하로 18라운드부터 1 3 15패를 기록했고, 당연하게 강등 권까지 순식간에 떨어져버렸다. 따라서 에이바르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10명의 선수를 영입했고,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호타와 라도셰비치를 임대해왔다. 두꺼운 선수 층으로 시즌 막바지까지 체력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전술적인 변화다. 에이바르는 이번 시즌 많이 뛰면서, 공 소유권을 내주고, 비교적 짧은 패스 보다는 빠르고 긴 패스를 이용하며, 빠른 역습을 지향하는 이른바 영국식 축구전술을 자신들의 주 무기로 들고 나왔다. 소위 뻥글 축구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전술은 의미 없이 롱 볼 축구를 하는 것을 비꼬는 말로, 최근 10년간 공을 소유하고, 짧은 패스로 아기자기하게 공격을 풀어가는 스페인 식 축구 전술이 유행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든 전술이었다. 그러나 에이바르는 여기에 강력한 전방압박이라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전술을 입히면서 자신들만의 영국 향기 나는전술을 완성시켰다.

 

*전체 경기 기록에 대한 경기당 평균 기록(22라운드 현재)

 

에이바르

1

20

공 소유(%)

45.3 (19)

62.2 (바르셀로나)

43.7 (스포르팅 히혼)

짧은 패스()

265 (20)

569 (바르셀로나)

 

긴 패스()

84 (1)

 

56 (레알 마드리드)

패스 성공률(%)

67.1 (20)

87.4 (레알 마드리드)

 

세트피스 득점()

6 (5)

10 (레알 마드리드)

 

득점()

35 (3)

64 (레알 마드리드)

15 (레알 베티스)

**출처: whoscored.com

 

 

 데이터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스타일이 뚜렷하다. 소유권에 집착하지 않고, 짧은 패스보다는 긴 패스를 통해서 전방으로 연결하는 빈도가 잦다. 때문에 자연스레 패스성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패스 성공률, 소유권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았다. 굳이 짧은 패스에 집착하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득점이 많다. 리그 전체에서 레알과 바르샤에 이어 득점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습, 롱 패스 그리고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이 많은 전형적인 언더독팀 스타일이지만 오히려 잘나가고 있다. 요즘 같이 패스 성공률과 소유권에 집착하며, 직선적이고 선 굵은 축구를 아름답지 못한 축구라고 치부하는 시대에, 시대를 역행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3 에이바르의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잘 나가는 에이바르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후반기부터 지난 시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체력을 굉장히 많이 소모하는 전술이기에 이 경기력을 시즌 끝까지 유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다행이 여름에 10명이라는 많은 보강을 했고,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2명의 선수가 새로 들어왔다. 하지만 부상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또한 전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시즌 절반이 넘어간 상태에서 에이바르의 전술은 모든 팀에게 알려졌다. 세상에 완벽한 전술은 없기 때문에 분명 상대팀은 에이바르 전술에 대항할 수 있는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6경기에서 2 4패를 기록하고 있어 지난 시즌과 같은 악몽이 시작될 가능이 보인다. 따라서 체력 안배와 플랜B 마련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 팀 구성도 훨씬 좋아졌고, 득점력도 굉장하다. 지난 시즌 과 같이 강등 권까지 내려갈 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끝까지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유로파리그 진출도 꿈이 아니다. 과연 이 바스크 지방 작은 클럽의 이유 있는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끝까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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